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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집

몇 달 동안 하루 종일 일만 했다.
비유 같은 게 아니라 정말 말 그대로 하루 종일 일만 했다.
사무실에서 계속 자고,
잘 씻지도 않고, 근데 또 술은 못 끊어서 술은 먹으면서 일은 하고
이게 정상인가 싶기도 하다가
정상의 기준이 뭔가 생각도 들다가
 
일이 많으니까
오히려 효율적으로 일하는 걸 터득하고,
밤을 새우는 것도 효율적으로 새우게 된다고,
"일은 많고, 시간이 없으니 효율을 찾게 되는구나!" 하고
그런 또 일적인 생각을 하다가
일에 뭔 또 의미부여를 하나ㅋ 라고 생각이 또 들다가

왜 이렇게 일에 뭔가를 부여하고,
안정된 상황을 즐기지 못할까.
 
처음 국어랑 교육을 할 때도,
처음 옷을 팔 때도,
처음 제품을 만들었을 때도,
처음 유통을 했을 때도,
처음 개발을 했을 때도,
처음 N을 하다가

안정된 상황을 찾다가
막상 안정된 상황이 오면 다시 불안한 환경으로 스스로를 내모는게
진짜 해괴한 삶이로다.
 
유치한 단어인 일중독 그런 건지.
우린 모두 죽음으로 달려가는 중인데,
내 시간의 방향이 어디를 가리키는지
난 여기서 뭘 바라는 건지
 
일이나 삶에 왈가왈부하면서
이렇게 해야 하니 저렇게 해야 하니,
깨달은 척, 아닌 척, 정답인 양 본인 가치관을 들이미는 걸 정말 싫어하는데,
내가 나에게 그러고 있는 모양새 같기도.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
"이게 내 아집일 수도 있겠구나"
라고 두들겨 맞는 기분이 나를 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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